오사카 토마토 게스트하우스 > 오사카성 공원 > 신사이바시/도톤보리
> 오미하치만 조선인가도 > 미하라역
두 번째 일본 일주 열 한 번째 날
전날 일찍 잠이 든 것도 아닌데, 잠자리가 불편했는지, 눈이 일찍 떠졌다.
체크아웃은 11시까지였지만,
침대에서 마냥 뒹굴고만 있기 뭐해서 아주 간략하게 오사카 구경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오사카의 상징과도 같은 오사카성과 도톤보리, 이렇게 2곳.
우선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니시나카지마 미나미카타역은 지하철만 서는 역이라,
우메다역에서 오사카순환선으로 갈아타고 오사카성공원역으로 갔다.
오사카성공원역에서 공원을 가로질러 오사카성 천수각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데,
오사카 조카마치(성하마을)이라는 쇼핑가를 발견했다.
처음 보는 쇼핑골목에 둘러볼까 싶었지만, 시간이 일러서인지 열린 곳이 없었다,,,
14년과 18년에 이어 3번째 방문한 오사카성.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천수각을 올라가보지 않았고, 해자 너머에서 사진만 찍었다.
아직 단풍이 다 들지 않은 공원의 나무들 위로 우뚝 솟은 천수각이 참 예뻤다.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도톤보리(신사이바시)로 이동할 때에는
오사카 비즈니스파크역에서 신사이바시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나가호리바시선을 탔다.
도톤보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글리코상 앞에 도착하니
10시반이라는 이른 시간임에도 다리가 수많은 관광객들로 복닥복닥했다.
낮에도 이런데 밤에는 얼마나 사람이 더 많을까…
를 상상하다가 관두고, 아침 겸(?) 다코야키를 먹기 위해 줄을 섰다.
20분을 기다려 가까스로 받아낸 다코야키
이른 시간부터 점장처럼 보이는 사람이 쉴새없이 만들어내는데도
맛있는 다코야카를 기다리는 줄이 점점 늘어났다.
비교적 앞쪽에 서있던 나도 받는 데까지 20분씩이나 걸렸는데,
내 뒤에 온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기다렸을까,,,
밥(?)을 먹고 나니 왠지 커피가 땡겨서 닛폰바시역 쪽에 위치한 카페를 찾아갔다.
구글 지도에 한국어로 이름이 나오는 곳인만큼,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 중에도 한국사람이 여럿 있었다.
아마 11시까지 판매하는 아침한정메뉴를 먹으러 온 사람들인 것 같았는데,
나는 시간이 없기도 해서 테이크아웃 커피만 픽해서 나왔다.
우유나 설탕 넣어줄까? 라고 물어서 우유만 넣어달라 했는데,
다음에는 그냥 아무 것도 안 넣고 먹어봐야겠다.
이 날은 지난 일본 종단일주에 이어 조선통신사 관련 지역을 방문하는 날이기도 했다.
지난 여행에는 아예 하루를 내어 히로시마현의 섬(해로)에 다녀왔다면,
이번 여행에는 시가현 오미하치만에 있는 조선인가도(육로)를 다녀올 계획이었다.
오미하치만까지는 신쾌속을 타도 충분히 빨리 갈 수 있지만,
신오사카역에서 코인락커에 캐리어를 넣지 못한 바람에 신칸센을 타고 마이바라역까지 갔다.
마이바라역이라면 코인락커가 충분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있긴했지만 그 수가 굉장히 적었다.
오미하치만역에서 조선통신사 관련 전시물이 있는 신마치까지는 버스로 10분 남짓.
일본 전통 가옥이 늘어서 있는 골목을 조금만 걷다보면,
구 반가주택(旧伴家住宅)이라는 곳이 나온다.
에도시대에 상인 가문의 집으로 지어졌고,
근대에 들어서 초등학교, 동사무소, 여학교로 이용되다가
현대에는 도서관을 거쳐, 에도 시대의 모습을 복원하여 전시실로 공개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조선통신사 관련 전시 말고도,
학교 및 공공시설로 이용되던 시절의 사진이 건물 곳곳에 걸려 있었다.
여학교로 사용되던 시절의 사진이 전시된 1층의 넓은 공간은
오미하치만 시와 자매도시를 맺고 있는 밀양시의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조선통신사 관련 전시는 아주 풍부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일본 정부가 조선통신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 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좋은 공간이었다.
구 반가주택과 오미하치만 향토 자료관 사이의 거리는
에도로 가는 길이라는 뜻에서 경가도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조선통신사도 이 길을 통해 도쿄로 갔기 때문에, 길 한 켠에 조선인가도 비석이 서있다.
https://maps.app.goo.gl/ZwV3myAssATS3yKHA
구글지도에서 이 즈음 되는 곳인데,
별도의 표시가 안 되어있어서 찾는데 반가 주택 주변을 빙빙 돌았다…
구글지도에다가 위치 추가요청을 해놓았으니 반영되면 좋겠다.
(24.12.05 구글지도에 반영되어서 수정)
에도시대의 번화했던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오미하치만역으로 돌아왔다.
돌아다니면서 하늘이 어두워지고 날씨가 쌀쌀해지는가 싶더니 기어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튿날 자전거를 타러 가는 일정이었기에
내일 날씨도 비가 오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잠시 지나가는 비구름이었다.
신오사카역에서 호텔이 있는 미하라역으로 가는 길에 만난 500번계 신칸센
다른 신칸센 열차와 다르게 우리나라의 KTX를 닮은 느낌이었다.
연식은 상당한 차량으로, 대부분 수명한계에 달한 500번계는 2027년에 사라질 전망이라고.
뭐든 없어지기 전에 타볼 수 있다는 건 즐거운 경험이었고,
지정석이 2+2 배열이라 미하라역까지 느리긴해도 환승 없이 편하게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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