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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니가타로 와버린 두 번째 일본 일주 다섯째 날
아침 식사(A양만) 후,이틀 전 역사 내 TV 홍보에 모습을 드러냈던 SL 반에츠 모노가타리를 타러갔다.
존재만 알고, 줄곧 탈 기회가 없어 벼르고만 있었는데,
마침 이렇게 니가타에 와버렸으니 A양더러 증기기관차를 타러 가보자고 했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9시반 즈음에 출발하는 보통열차를 타고 니츠역에 갔다.
매주 주말(과 아마도 공휴일)에 SL열차가 출발하는 니츠역은 이미 열차를 타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1946년생 기관차를 달고 있는 SL반에츠모노가타리는
1999년부터 JR동일본에서 운영하는 타서 즐거운 열차(JOYFULL TRAIN)에 속한다.
니가타현의 니츠역에서 후쿠시마현의 아이즈와카마츠역까지 이으며,
주말과 특정일에만 운행하는 열차다.
https://www.jreast.co.jp/multi/ko/joyful/c57.html
우리는 오후에 니가타 시내 관광을 할 예정이었으므로,
보통열차로 갈아타고 니가타 시내로 돌아올 수 있는 미카와역까지만 탑승하기로 했다.
SL반에츠모노가타리의 컨셉은 숲과 물과 로망.
귀부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기관차에 어울리는, 레트로한 디자인의 객차가 연결되어 있다.
관광열차답게 대부분의 좌석이 박스시트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늦게 좌석을 예약한 우리는 창가 쪽 자리는 앉지 못하고, 복도쪽 두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 옆에 앉은 사람은 SL반에츠모노가타리를 1회 이상 타보신 것 같은 노부부셨는데,
할머니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시면,
듣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한마디 툭 던지며 대화를 이어가셨다.
내가 사진을 찍으러 다른 칸에 갔을 때에는 A양에게도 말을 걸어주셨다고 한다.
니츠역에서 판매 중이던 에키벤.
25주년 한정판 에키벤이 우리 코앞에서 동나서 너무 슬펐다…
한 시간쯤 열차를 타고, 내린 역은 미카와역이었다.
역무원이라곤 없는 작은 역이었지만, SL이 정차하는 순간에는 열명정도 되는 사람들이 와있었다.
기차를 타며 오전 일정을 보내고, 오후에는 니가타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니가타역 근처에 있는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옛날부터 사케 뿐만 아니라, 간장 등으로 유명했던 눗타리 지역에 자리하고 있었다.
당초 이곳에서의 계획은 양조장을 견학하는 것이었는데,
주말이라 그런 지 전 시간대가 매진이었다…
예약 시스템이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양조장 내부 구경을 못했다,,,
아쉬운대로 예약없이도 할 수 있는 시음을 하고,
(시음은 사진 속 무료시음과 10잔 이상의 술을 맛볼 수 있는, 1천엔의 유료시음이 있다)
가게에서 판매 중인 상품들을 둘러보았다.
양조장을 떠나기 전, 사케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을 맛보았다.
술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쌀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소하면서도 많이 달지 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진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니가타의 B급 맛집이 있는 반다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이 맛집은 버스터미널 1층에 있는 서서먹는 식당인데,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더니, 현재는 니가타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레토르트 카레도 판매한다.
맛이 아주 특별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일본에서 드물게 매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었다.
A양 왈, 자기가 일본에서 먹어본 음식들 중 가장 맵다던데, 공감했다.
미니 사이즈만으로 배가 부른 카레 집을 떠나, 니가타 후루마치(古町)로 이동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과거 니가타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현재는 몇몇 독특한 가게들을 만날 수 있는 쇼핑지구로 운영되고 있었다.
니가타를 떠나기 전, 폰슈칸에 들렀다.
쌀과 물이 맛있는 니가타현의 사케를 다양하게 시음할 수 있는 곳으로,
니가타역을 포함해 몇 곳에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서 500엔을 내면, 코인 5개를 주는데,
이 코인을 이용해 원하는 사케를 마셔볼 수 있었다.
대부분 코인1개당 1잔이고, 가끔 2개당 1잔인 것도 있는데,
2개당 1잔인 것은 2배인 이유가 있으니 한 잔 정도는 시음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폰슈칸까지 일정을 마무리하고, 신칸센을 타고 구마가야에 도착했다.
예약한 호텔이 약간 불편한 위치에 있어서 +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해 조금 짜증났지만,
일찍 일정을 마치고 쉬니 몸의 피로가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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