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애기랑 함께하는 연말여행-강릉
금요일+연말+수서고속선 정전 크리로 난리법석이었던 서울역... 통상 20-15분 전이면 승강장 번호가 나오는데, 13분전쯤? 결정된 듯. (2년전에 타던 곳에서 여전히 출발하길래 크게 당황하진 않음...)
반년만에 타는 ktx이음은... 조용한 거랑, 저번에도 인상 깊었던 휠체어 이용 가능 화장실이 굳b
자리는... 옆자리가 취소됐길래 좋아했는데, 잘못 앉은 사람이 그냥 그 자리에 앉아가겠다고 해서... 넓게 못 왔다 ㅠㅠ 그렇다고 2시간도 못 갈 정도로 비좁은 건 아니었으니까...
는 차치하고, 3만원 안 되는 가격에 2시간 동안 고속열차 탈 수 있는 우리나라 교통비는 새삼스럽지만 정말 놀라움... 당장 국철이 없는 옆나라만 봐도... (도쿄-오사카 구간이 2시간쯤 되는 걸로 아는데 15만원임)(안봄)
내년부터 지하철 요금이 인상된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지만, 우리나라 대중교통비는 타 국가와 비교해 정말 싸다는 건 무시할 수 없음... 그러니까 국가가 똑바로 보조해줘야하는데ㅡㅡ 망할
방이 문제였는지, 내가 문제였는지, 아님 다른 뭔가가 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아침부터 마신 물 토하고 변기 잡고 눈물 찔찔 흘리고 난리였음. 목이 엄청 아프고, 코는 막히고... 샤워하고 나왔더니 후자는 괜찮아졌는데 전자는 여전히 따끔거려서 코로나 자가진단 실시->다행히 음성이었다.
오늘 산 진단키트가 2세트라, 내일 집에 가기 전에 한번 더 체크할 예정이고...
아무튼, 몸이 썩 좋아보이진 않고 직장인의 주말이니 오전 내내 침대에서 뒹굴뒹굴했다. 대충 초당순두부마을만 갈 생각으로 왔어서 11시쯤 나왔다. 근데 7분에 온다던 버스가 20분 가까이 늦게 왔음... (출발 전에 x카오 버스를 믿어야할지 강릉시 공식 버스 시간표를 믿어야할지 고민했었는데, 아무래도 x카오 버스의 안내를 믿어야겠음...)
지각한 버스를 타고 강문 해변으로 이동! 짐부터 맡기고 돌아다니려고 게하부터 갔는데... 프론트에 사람이 없음. 체크인 시간이 아직이긴 했지만, 수하물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프론트를 비워둔다니...? 싶었음. 적혀있는 연락처에 전화해서 짐 어디다 놓으면 되냐고 물어보니까 건물 안쪽에다 두고, 귀중품은 가지고 나가라고... 물론 귀중품은 들고 나갈 거였지만, 부실하다면 부실한 수하물 보관 서비스에 좀... 피곤해졌음.
쫌 많이 불안한 마음으로 캐리어랑 가방을 안 보이는 구석에 두고, 초당 순두부 마을로 직행.
지도 대충 보고 감으로 가다가 쬠 헤매고...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다가 원조라고 이름 걸고 장사하는 가게를 들어갔다. 혹평이 많았는데, 다들 오래 기다리다 지쳐서 좋은 말이 안 나왔던 거 아닐까. 혼자 왔다고 하니 바로 자리를 내어줘서 먹은 순두부는 맛있었다. (주관적)다 못 먹을 정도로 양도 꽤 됐고...
점심을 먹고, 유명하다던 순두부 젤라또를 먹으러 갔다. 근데... 정말 두부(!) 맛이었다. 아이스크림이니 그냥 두부보단 설탕이 많이 들어갔겠다만, 진짜... 두부. 응.
약간의 컬처쇼크를 뒤로하고... 부근의 커피키퍼박물관에 들렀다. 드립커피 7천원에 박물관도 무료로 보고 좋았음. 무엇보다 커피가 새큼하니 맛있었고(이 사람 커피 쓰면 못 마심), 주전자라든지 잔이라든지 너무 예뻤다. 박물관은... 손탁호텔 얘기가(이미 대강 알고 있음에도) 흥미로웠지만, 정작 강릉이 커피로 유명해진 이유는 설명해주지 않아서 쬠 아쉬웠다.
그렇게 체크인 시각까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게하에 돌아가보니 짐은 무사했다. 안도하고, 체크인하고, 침대를 배정받았는데... 창문 너머 풍경은 정말 예뻤다.
근데 엄청 추웠다... 분명 전기요가 깔려있고, 세팅 온도를 최고치로 해놓았는데도, 전혀 따듯해지지 않았다(그 다음날 아침까지도...). 그래서 전기요를 바꿔달라고 했으나, 보일러가 들어오면 괜찮아진다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보니, 묵살된 부탁에 이불을 꽁꽁 싸맨뒤 어디 두고보자...의 마음으로 밤을 기다렸는데, 자다 좀 더운 느낌이 들어 잠깐 깼었으니... 더 말 안 하기로.
게하 들어와서 메롱한 상태로 시간 보내다가... 비록 해넘이는 못 봤지만, 새해 기념 행사는 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김. 게하에서 가장 가까운 행사장은 경포였는데... 왕복 3km쯤 됐다. 과연 내가 이 몸 상태로 다녀올 수 있을까? 걱정스럽긴 했지만, 재차 한 자가진단도 음성이었기에 '가자!'가 됨.
몸 상태가 상태였으니 일찍 가진 않았고, 도착하니 자정까지 10분 정도 남아있었다. 무대에서 신나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찐이야'가 들려서 그 아저씨가 여기 왔을리가 없는데? 했는데 역시나 다른 사람이었고...
무대 뒤쪽에서 카운트다운 & 불꽃놀이까지 잘 보고 왔다. 오는 길은 막판에 정말 죽겠다... 싶긴 했지만, 다행히 밖에서 쓰러지진 않았음. 무사히 침대에 누워 약까지 먹고 나니 잠이 쏟아지더라...ㅎ
약 먹고 잠자리에 들면서... 약 기운에 못 일어나서 해돋이 못 보면 어떡하지?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일곱시가 되기 조금 전에 눈이 저절로 떠져서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렸다 ㅋㅋ 출근할 때는 8시도 일어나기 싫더니만, 보고 싶은 거에 대한 열망에는... ㅎ
바닷가 쪽으로 가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좋다 말았던 건, 전날과 다르게 수평선 쪽에 구름이 껴있었던 것... 그래서 정확히 일출 시각에 해를 보지는 못 했다. 그래도 구름 위로 올라오는 해를 보며 한해 소원을 빌었으니 만족! (소원 내용은 비밀!)
해가 웬만큼 뜨고서, 목을 뎁히러 부근 카페-별다방-에 들어갔다. 커피의 도시 강릉이니 스벅도 뭔가 다를까? 싶었지만, 아니었던 걸로... 불행중다행으로(?) 신년 메뉴가 있어 그걸 먹어 보았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사이렌오더를 앞으로도 애용하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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